저출산은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하지만, 모순적으로 난임 문제 역시 심각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까지 불임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109만 7,114명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난임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난임 치료 쓰인 건강보험 진료비도 약 3,714억 원으로 증가했다.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난임 부부에게 난임 치료는 희망이다. 하지만 최근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 특히 35세 이상의 여성이 심혈관 질환과 임신 관련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난임치료 실패한 여성, 심혈관 질환 위험 더 커
이미 2017년 캐나다의사협회지(Canadian Medical Association Journal)에서는 난임치료의 실패가 여성의 심장 건강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보고서가 올라왔다. 당시 연구를 이끌었던 캐나다 토론토대학교(The university of Toronto) 야콥 우델(Jacob A. Udell) 교수와 연구진은 체외수정시술(IVF, In vitro fertilization) 등 난임 치료에 앞서 받는 준비 처치인 성선자극호르몬에 기초한 임신 시술을 받은 후에도 임신에 실패한 여성이 임신에 성공한 여성에 비해 심장쇠약 및 발작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연구진이 조사를 위해 평균 연령 35세의 여성 28,442명의 여성들의 데이터를 검토했을 때, 난임 치료 후 출산한 여성에 비해 난임 치료 후 임신에 실패한 여성의 심장 발작 및 심장쇠약 위험이 19%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난임 치료는 눈에 잘 띄지 않는 혈전과 혈압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난소 과자극에 의한 혈관 손상 등이 난임 치료에 실패한 여성의 심장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난임 치료,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시킬 수 있어
또한, 최근 미국심장학회지(AHA/ASA Journals,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난임 치료를 받기 위해 보조 생식 기술(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을 사용한 여성의 급성 신부전 위험이 2.5배 높았으며 부정맥 위험은 65% 더 높았다. 또한, 태반 박리의 위험은 57%, 제왕절개술을 받을 확률은 38%, 조산 위험은 26%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의 저자인 영국 킬 대학교(Keele University) 의과대학교 펜스 우(Pensee Wu) 교수는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대부분 고혈압, 당뇨병 등을 가지고 있거나, 비만일 가능성이 높았다"라고 밝히며, "그럼에도 심장병 과거 병력이나, 심장병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의 경우에도 심장병 위험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추가로"산모의 연령이 높으면 높을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연구에 치명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미국 시카고 생식 내분비학 의사이자 난임 전문가 시갈 클립스타인(Sigal Klipstein) 박사는 "난임 치료의 종류, 치료 기간, 치료와 임신까지의 시간 등 사람마다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이번 연구 표본에 비교적 치료 기간이 짧은 난임약 복용자와 시험관 시술을 여러 번 받아야 하는 여성이 함께 묶여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임 치료가 아닌 난임 자체가 여성들의 건강과 더 관련 있다"라고 말했다. 클립스타인 박사는 여성들에게서 흔하게 보이는 호르몬 장애이자 난임의 주요 원인인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Polycystic ovary syndrome)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전했다. 박사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앓는 여성의 경우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적어도 7배 높다"라고 설명했다.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 김영진 원장(미앤느산부인과의원)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민상 무월경 환자들은 인슐린 저항성을 비롯해 당뇨병, 심혈관질환 위험요소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산모 중 5명 중 1명은 적어도 심혈관계 질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이미 임신 중인 산모는 체중 감량, 콜레스테롤 조절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영진 원장 (미앤느산부인과의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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