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perfectionist)는 피곤하다. 자신과 타인에게 능력 이상의 것을 기대하며, 자신만 알 수 있는 디테일에 몇 시간씩 투자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완벽주의자는 사회에서 생각보다 환영받지 못한다. 또한, 많은 연구들이 '완벽주의자는 자랑할 만한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나, 직장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꼬집는다. 동료들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거나, 부서들의 화합을 깨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일 마르크부르크 필립스 대학교(Philipps-Universitat Marburg) 에밀리 클레제우스키(Emily Kleszewski) 심리학과 박사와 캐슬린 오토(Kathleen Otto)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완벽주의자의 주변 사람들도 완벽주의(Perfectionism)를 불편하게 생각한다. 그들의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현실적인 기대를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라고 밝혔다.
불가능한 이상을 쫒는 완벽주의자
과거에는 완벽주의를 실수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작은 결점을 허락하지 않은 개인의 성향으로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심리학자들은 완벽주의를 부정적이며, 신경과민상태로 정의했다. 1950년대 독일의 유명 정신분석학자 카렌 호나이(Karen Horney)는 자신의 신경증적 성격 이론에서 "완벽주의자는 불가능한 임무를 완수하고 어떤 문제든 해결해야 하는 등 모순적인 이상을 실현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힌다"라고 평가하며, "완벽주의자들은 당위의 폭정(tyranny of the should)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위의 폭정은 당위성의 횡포라고도 불린다. 주로 신경과민증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자신이 반드시 되어야만 하거나,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당위의 폭정은 대부분 비타협적이며 자신을 이상적인 존재로 만들려는 성격으로 이어진다. 또한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을 이루기 위해 전력으로 노력한다. 이러한 현상을 '영광의 추구(Search for Glory)'라고 부른다.문제는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의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을 실패라고 간주하며, 전혀 타협하지 않는다. 또한 타인과 자신에게 기대를 많이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완벽주의자에게 "조금만 기대를 줄이는 것은 어때"라고 충고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대에는 완벽주의적 성격이 우울증, 불안, 섭식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완벽주의자들은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는 나머지, 실패를 보완할 만한 것들을 함께 시도하다가 번아웃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양재효 전문의(인천우리병원)는 "완벽주의 성향은 종종 우울증을 동반한다"라고 말하며,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의 짐이 많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 타인을 잘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벽주의자는 삶의 즐거움이 부족하고, 마음의 짐이 다른 사람들보다 많아 쉽게 지쳐 우울증 상태로 바뀐다"라고 덧붙였다.
완벽주의의 장점
완벽주의에 장점도 존재한다. 완벽주의자들은 동기부여가 확실하며, 타인보다 양심적으로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쉽지 않지만 완벽주의적 상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높은 기준을 지향하되, 상황이 어려워져도 자신과 타인을 채찍질하지 말고 약간의 여유를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배성범 전문의는 "완벽주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필요한 성향이지만,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자신의 기준을 조금 낮추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완벽주의자들에게 어느 정도 현실과의 타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완벽주의자들은 대부분 의욕적이며 타인에 비해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이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기도 한다. 클레스제우스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에 대해서 알고 있으며,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유인즉슨, 사람들은 유능하고 뛰어난 것보다, 사회적 관계가 순탄하고 여유 있는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삶이 완벽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완벽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없으며, 종종 실수를 한다. 만약 본인이 너무 높은 기준으로 자신과 타인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면, 그 기준을 조금 낮춰보는 것은 어떨까?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장홍석 원장은 "자신에 대한 기대 수준과 비판의 기준이 너무 높다면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지나치게 높은 기준은 자신을 압도하기 쉬우니 잠시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이해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배성범 전문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장홍석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양재효 전문의 (인천우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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