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규정했다. 비만은 단순하게 살이 ‘많이’ 찐 상태가 아니라, 각종 질환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한다. 비만으로 인하여 생길 수 있는 질환은 대표적으로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이나, 암과 같은 심각한 중증 질환도 있다.
문제는 지난 10년간 국내 고도비만 환자의 증가세가 급격하다는 점이다. 대한비만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도비만율은 2009년 3.5%에서 2018년 6.01%로 10년 동안 약 72% 증가했다. 학회는 이러한 증가세가 계속되면 2030년에는 국민 10명 중 1명이 고도비만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일반 비만율 역시 2009냔 29.1%에서 2018년 32.5%로 약 12%가 증가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바깥 활동이 저조해진 요즘 비만율의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본인이 비만인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첫 번째, 바지가 맞지 않는다
비만의 첫 번째 징후로 보통 허리 사이즈가 늘어난다. 바지 지퍼가 전처럼 쉽게 잠기지 않을 수도 있고, 벨트를 한 단계 풀어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허리 사이즈가 늘어나 바지가 잠기지 않는다는 것은 가장 위험한 부위에 살이 찌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복부의 내장지방은 심장병, 간 질환, 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허리가 남성은 40인치, 여성은 35인치 이상이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둘레를 규칙적으로 재고 필요하다면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바지가 작아지는 경험을 한다면, 체성분 비율이 바뀌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이닥 운동 상담사 손윤선 운동 전문가(University of Houston)는 “근육과 지방은 무게당 부피가 매우 차이 나는데, 일반적으로 근육이 지방보다 15~18% 더 밀도가 높다”라고 말하며, “같은 1kg의 근육과 지방을 비교했을 때 지방의 부피가 더 크기 때문에 근육이 줄고 지방이 계속 늘고 있다면, 체중 변화 없이도 몸매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 두 번째, 정신건강
하버드 의대(Harvard Medical School) 존 레이티(John Ratey) 정신과 부교수는 “살이 너무 많이 찐 사람들은 권태감을 자주 느끼며, 자기 동기부여 능력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비만이 정신건강 역시 위협한다는 말인데, 제5기 국민 건강영양조사(2010~2012)에 따르면 여성 고도비만 환자의 28.5%가 불안장애, 알코올 중독, 기분장애 등 정신질환을 함께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기존의 연구 역시 비만이 우울증의 위험성을 높이며, 우울증도 비만 발생 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이소영(의료법인진주의료재단진주성남병원) 과장은 “주요 우울장애가 있는 경우 식욕이 감소하거나 증가한다”라고 말하며, “어떤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는 식욕이 감퇴하고 어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식욕이 증가하고 특정 음식(달콤한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갈망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하이닥 영양상담사 조혜리 영양사(정관 보건지소) 역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적 배고픔은 갑자기 커지며 단, 매운 음식이 당기고 배가 불러도 폭식을 멈추지 못하며, 평소에는 참을 수 있는 약간의 허기를 참지 못하게 된다”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목표를 잡고 서서히 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터무니없는 목표를 세우면, 오히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본인에게 실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을 지키며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1kg씩 같은 현실적인 목표를 잡고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 하이닥 운동상담 손윤선 (University of Houston 운동전문가) 하이닥 상담의사 이소영 진료과장 (의료법인진주의료재단진주성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영양상담 조혜리 (정관보건지소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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