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온 나라가 정신이 팔려있는 지금, 다른 한쪽에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무너지는 중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대한민국의 청년 ‘고독사’와 ‘고독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1인 가구의 수는 614만으로, 10가구 중에 3가구 정도가 1인 가구일 정도로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덩달아 '자살 고독사'로 사망하는 청년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연령대별 고독사 중 자살률은 2019년 30 대가 34.1%로 가장 높았으며 20 대(27.8%)가 그 뒤를 이었다. 2020년은 30 대 41.2%, 20 대 40.9%로 1년 사이 청년들의 자살 고독사가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왜 청년들의 고독생과 고독사가 점점 늘어나는 것일까?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권순모 원장(마음숲길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청년 고독생’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2030세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점점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고독생' 비율이 늘어나는 이유
대인관계가 단절된 채 혼자 지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사회적 이슈가 된지는 벌써 오래입니다. 과거에는 노령층들에게만 있을법한 일로 생각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이제는 미래가 창창한 청장년의 ‘고독사’도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전 단계인 ‘고독생’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회적 고립 혹은 고독생으로 가는 과정은 대인관계로부터 반복적인 우울, 불안, 자존감 하락 등의 과도한 부정적 감정들을 경험하고 나서 자기방어의 일환으로 대인관계를 줄이게 됩니다. 물론 본인의 일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과 여유가 없어 대인관계가 줄어드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주요한 이유는 의도적으로 대인관계를 끊어낼 수밖에 없는 여러 사회 환경적인 영향에 있습니다.
◇ 첫 번째 이유
경제적인 어려움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회관계의 단절을 이끌어 냅니다. 또한 부차적으로 우울감, 자존감의 하락 등의 심리적인 문제에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 두 번째 이유
우울증입니다. 처음부터 고독생을 결심하고 살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심한 우울증이 지속된다면 우울증의 주 증상인 무기력감과 의욕상실, 대인관계의 문제들이 발생하며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생활로 이어집니다.
◇ 세 번째 이유
인터넷의 발달입니다. 과거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기 이전에 대인관계의 단절은 사회적 사망뿐 아니라 실제적인 사망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프라인의 대인관계가 완전히 단절된다고 해도 내가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와 재화는 온라인을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관계들도 여러 이유로 서서히 끊기게 되므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고독생을 살고 있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고독생과 정신건강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만으로는 존재 자체가 어렵고 끊임없는 대인관계를 갈구합니다. 우리가 느끼는 대부분의 감정은 상대적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에 우울하고 불안하다고 생각하지만,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행복감과 만족감을 경험합니다. 고독생은 서서히 감정이 무뎌지게 되고 이따금 떠오르는 어떤 대상과의 비교에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강화시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고독생을 영위하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혼자만의 노력을 위해 고독생을 택하는 경우보다는 내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적극적인 사회활동은 당연히 그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되겠지만, 이를 선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무리한 사회활동보다는 우선은 불특정 다수를 지속적으로 접하는 ‘산책’이나 ‘카페 나들이’ 등을 권하고 싶습니다. 최소한의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기회가 생겼을 때 잡을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또한, 우울증에서 많이 동반되는 증상 중의 하나인 집중력 저하는 치매에 걸린 것을 걱정하게 할 정도로 인지 기능 활동에 영향을 줍니다. 적당한 사회활동은 우울감을 완화시키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여러분이 힘든 것은 노력이 부족해서도, 잘못해서도 아닙니다. 너무 힘들 때는 잠시 쉬어가십시오.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받으십시오. 나중에 받을 보상을 좀 줄여서라도 지금의 행복을 너무 포기하지는 마십시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권순모 원장 (마음숲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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