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은 무병장수에 필수적이다. 수면은 일생 동안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보호하며, 숙면은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면 시간 동안 신체는 상당한 세포 회복 단계를 거친다. 뇌는 해로운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고, 신경계는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다. 면역체계 또한 복구되고 기억을 처리하며 호르몬을 생성하고 조절한다.반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이러한 이점들을 잃게 된다. 수면 부족은 심장질환, 암, 신경퇴행성 질환 등 생물학적 노화의 강력한 원인이 된다. 단 하룻밤이라도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세포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세포 노화를 촉진시키는 유전자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잠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 중이지만, 지난 10년간 제일 많은 관심을 받아온 분야는 수면과 생물학적 연령의 중요 지표인 말단 소립(Telomere) 사이의 관계이다. 텔로미어라고 널리 알려진 말단 소립은 우리 세포 내부에서 발견되는 DNA 물질이며, 말단 소립의 길이는 생물학적 나이에 대한 중요한 지표이다. 말단 소립은 염색체 끝부분에 자리 잡고 있는 DNA 구조인데, 염색체를 보호하는 지붕 역할을 하여 DNA 손상을 방지하고 DNA 정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세포가 분열하고 복제할 때 염색체 끝에 있는 말단 소립도 분열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말단 소립은 짧아진다. 짧아진 말단 소립은 우리 염색체 내의 DNA를 보호하는 힘이 약해지고, 세포 노화에 영향을 준다. 또한, 말단 소립의 길이가 짧으면 짧을수록 사망 위험이 높아지고,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등 만성 및 중증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말단 소립의 길이는 점점 짧아지는데, 말단 소립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늦추기 위해선 다이어트(BMI나 허리둘레가 크면 말단 소립 길이가 짧아짐), 신체활동, 금연을 포함한 건강한 생활 습관, 숙면 등이 필요하다. 특히, 수면 습관과 말단 소립의 길이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긴 수면시간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말단 소립 길이가 길다. 2019년 한 연구에선 폐경 여성 3,000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과 말단 소립 길이의 관계를 조사했는데. 7시간 미만의 수면시간을 가진 여성의 말단 소립 길이가 그들보다 2살 많은 여성의 말단 소립 길이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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