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삶 속 ‘가공식품’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다. 맞벌이 부부라면 더욱 그렇다. 특히, 과자, 패스트푸드 등의 초가공식품은 아이가 좋아하니 더욱 자주 소비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식습관에 경종을 울리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000명 이상의 영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할수록 성인이 되었을 때 과체중이나 비만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이번 연구는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을수록 그 영향이 강하다는 점을 밝혀내며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을 경고한 기존 연구에 근거를 더했다.연구진은 식단이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998년 9월 1일부터 2017년 10월 31일까지 Avon Longitudinal Study of Parents and Children(ALSPAC)에 참여한 영국 어린이 9,025명을 대상으로 17년간 조사를 진행했다. 이 기간 동안 연구진은 참가자의 체중, 허리 둘레, 체질량 지수(BMI) 측정했으며 참가자에게는 섭취한 음식과 음료를 기록하도록 요청했다.참가자가 작성한 식단을 바탕으로 9,000여 명의 참가자는 초가공식품 섭취량에 따라 다섯 개의 집단으로 나뉘었다. 가장 적은 양의 초가공식품을 섭취한 집단에는 전체 식단에서 초가공식품을 1/5 섭취한 참가자가, 가장 높은 집단에는 2/3 이상을 섭취한 참가자가 포함됐다.초가공식품 섭취와 BMI 및 체지방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집단은 성장하며 BMI, 체중, 허리 둘레, 체지방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은 24세가 될 때까지 평균적으로 BMI가 1.2, 체지방이 1.5%, 체중이 3.7kg, 허리 둘레가 3.1cm 증가했다.초가공식품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외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이번 연구의 핵심 사항은 '용량-반응' 관계다. 연구의 저자인 Eszter Vamos 박사는 “초가공식품은 어린이의 체중을 빠르게 증가시키며 ‘많이’ 섭취할수록 건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초가공식품은 어린이의 식단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Vamos 박사는 “냉동피자, 탄산음료 등의 초가공식품이 어린이 식단에서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섭취 칼로리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리성, 맛이 좋다는 이유로 선택한 초가공식품으로 인해 아이들의 장기적인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말하며 “지금부터라도 가공식품의 섭취를 최소화하고, 어린이의 영향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과도한 칼로리 섭취와 초가공식품을 즐기는 식습관은 비만 위험을 높이며,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해당 연구는 14일(현지시각) JAMA Pediatrics에 발표됐으며 CNN 등의 외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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