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은 조산과 자궁 내 태아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사마귀의 원인이 되고, 성적으로 전파되기도 하며, 암 발생과도 관련이 있는 바이러스로 자궁경부 점막이나 상피 내에 감염을 일으킨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HPV 감염은 자궁경부암과 그 전구체인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CIN)을 유발한다.
스웨덴 살그렌스카대학교 병원 연구팀은 임신 직전 또는 임신 중 HPV 감염이 조산과 자궁 내 태아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1999~2016년 사이에 출산한 104만4,02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자료 분석했다. 먼저 임신 중에 세포학 검사로 HPV 감염을 진단 받은 여성(세포학 검사 그룹)은 1만1,727명이었으며, HPV 검사로 진단 받은 여성(HPV 검사 그룹)은 2,550명이었다. 2만3,185명의 여성은 출산 전에 HPV 감염으로 인한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CIN)에 대한 치료를 받은(치료 그룹) 것으로 나타났다. 104만4,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178만7,842건의 출산 중 8만7,727건(4.9%)은 조산이였으며, 6만2,951건(3.5%)은 자발적 조산으로 나타났다. 치료 그룹의 조산율은 9.1%로 가장 높았으며, 세포학 검사 그룹은 5.9%, HPV 검사 그룹은 5.6%였다. 기준 그룹의 조산율이 4.6%인 것을 고려해보았을 때 HPV 감염이 조산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조산율 외에도 조기양막파열과 자궁 내 태아 사망 위험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조기양막파열은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진통이 오기 전에 양막이 파열하여 양수가 흐르는 상태로 유산 또는 조산 위험을 높인다. 기준 그룹의 조기양막파열 발생률이 1.5%인 것과 비교했을 때, 치료 그룹(4.0%), 세포학 검사 그룹(2.0%) 그리고 HPV 검사 그룹(2.5%)의 발생률이 더 높았다. 이번 연구는 임신 전 또는 임신 중 HPV 감염은 조산, 조기양막파열 및 자궁 내 태아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을 치료하더라도 위험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HPV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만 12세 여아들을 대상으로 HPV 무료 예방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남성은 자궁이 없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에 걸리지 않지만, 이를 유발하는 HPV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HPV에 감염된 남성이 여성에게, 그리고 감염된 여성이 남성에게 전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남녀 모두 예방 접종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