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연애를 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배운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 곁에 남고 싶어 한다. 때문에 꿈꾸던 이상적인 관계가 아니었더라도, 이미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연인과 헤어지는 일은 엄청난 상실감을 남긴다.깊은 관계를 맺고 있던 연인과의 이별은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별의 충격은 사람이 자아 상실을 경험하게 하고 자신이 얼마나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이별과 같이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경험을 할 때, 사람은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가장 빠른 해결책을 찾는다. 이때 해결책은 대부분 결별한 전 연인을 찾아가는 것이다.플로리다 아틀란틱 대학교의 모건 코프와 우리시누스 대학교의 브렌트 메팅리는 자신들의 새로운 연구를 통해서 어떤 종류의 사람이 재결합을 더 원하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평균 나이 34세의 남녀 180명에게 최근 결별한 연인과 얼마나 재결합을 원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그 결과, 예상대로 애착 불안감이 더 높은 사람들이 재결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애착 불안감이 더 높은 사람이 재결합을 원하는 주된 이유는 결별 후 애착 불안이 커지면서 자신이 정말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자아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자아개념의 명확성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자아개념의 명확성이 떨어지는 사람은 결별 후에도 전 연인에게서 받았던 만큼의 안도감과 사랑이 필요하다.이번 연구는 이별 후 일어날 수 있는 흥미로운 현상을 암시한다. 애착 불안이 큰 사람에게는 연인과의 이별이 단순하게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정체성의 혼란을 일으키고 자아개념의 불안정을 유발하는 경험일 수 있다. 때문에 애착 불안이 큰 사람이 이별 후에도 자아 정체성의 혼란을 최대한 빠르게 줄이기 위해 다시 과거 관계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이다. 즉, 전 연인을 통해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었다면, 이별 후에 오는 자기 혼란을 해결할 유일한 해결책은 내 자아 정체성을 확립시켜준 사람을 다시 되찾아오는 것이다.연구진은 ‘다시 전 연인과 재결합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간단하게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연구진은 “과거의 연인에게 돌아가는 것은 정체성의 혼란을 해결할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일 수도 있지만, 절대 최선의 접근법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확신이 없는 재결합은 고통만 연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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