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불렀고,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막스 베버는 결혼을 고도의 사회적 행위라고 말했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라는 사회적 인식 안에서 발생되었다. 결혼은 인간 사회를 이루는 최소 단위인 가정을 만드는 중요한 사회적 계약이자, 개인에게도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다. 결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국가들이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장려하는 제도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여러 사회 이슈와 함께 비혼율이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 경제적 이유나,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이유로 비혼 주의를 선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0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1.2%였고,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조사한 ‘30대 남녀의 결혼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꼭 할 것'이라고 응답한 수는 12.4%, '하고 싶다'가 43.1%, '하고 싶지 않다'가 19.8%, '절대 하지 않을 것'이 4.6%, '잘 모르겠다'가 20.1%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적인 응답 중 30%가 여성, 18%가 남성으로 여성이 결혼에 대해 남자보다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이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되어서”가 25.3%로 가장 많았다. 그렇다면 정말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할까? 역사적으로, 과학적으로 결혼한 사람이 미혼인 사람보다 인생의 황혼기에 더 큰 행복을 누린다. 미국 오하이오 볼링그린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1972년부터 미국 시카고 대학교가 해온 GSS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사한 결과,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행복도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국에서 실시한 행복지수 조사에서도 기혼자의 행복지수는 58.59점, 미혼자는 51.72점으로 기혼자의 행복지수가 더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자녀가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지수가 높아졌다. 또한,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연구진이 성인 여성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기혼 여성 50%가 행복하다고 말한 반면, 미혼 여성은 25%만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몇몇 사람은 행복한 사람들이 결혼했기 때문에 기혼자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게 나온다고 말한다. 실제로 결혼 전에 행복한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더 오래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그러나 행복한 기혼자들의 행복지수는 행복한 미혼과 비교하여 여전히 높다고 나왔다. UC 버클리 Greater Good Science Center의 책임자인 Emiliana Simon-Thomas 박사에 따르면,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행복한 이유는 사회적 고리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UBC 밴쿠버 경제대학원의 연구원들은 영국의 연례 인구 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삶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기혼자의 삶의 만족도가 중년 이후에는 유의미하게 높았다. 연구진은 또 다른 결혼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배우자가 주는 행복이 가장 친한 친구가 주는 행복보다 약 두 배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론, 기혼자들의 행복도가 높은 이유는 좋은 사람을 만나 평범한 결혼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정적인 배우자와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즉, 결혼 자체가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배우자로서 행복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버드 심리학 교수이자 행복 전문가 다니엘 길버트 교수는 “결혼은 당신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관계의 질이 행복의 핵심 결정요인이라고 강조하며 “행복한 결혼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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