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3일 일본 정부가 미국의 동의 하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장기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질적인 방류는 2023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2011년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후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물을 뿌리고 해체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 오염수는 하루에 140톤으로 지금까지 약 125만톤이 쌓여있다. 일본은 오염수가 탱크에 가득 차 오염수 처리 방안 5가지 중 비용이 가장 적은 해양 방출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동의 하에 방류를 강행하는 것은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일본 수산물 식품 수입을 금지한 미국은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의 결정에 따를 잠재적 건강 영향은 체르노빌 사고의 전례를 살펴보면 볼 수 있다. 1986년 우크라이나 북부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잠재적 건강 영향을 조사한 연구가 지난 4월 22일 Science지에 게재되었다. 재난 발생 35주년을 전후해 발표된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국제 연구팀이 이끌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이후 방사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의문이 체르노빌과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로 다시 제기되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는 주변 지역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방사능 오염 물질에 노출시켰다. 방사선 노출로 인해 부모에서 자손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는 유전적 변화가 있을까? 연구진은 방사능 오염 물질에 노출된 사람들의 유전자 변화를 프로파일링하기 위해 염기 서열을 관찰하였다. 사고 후에 관찰된 가장 중요한 건강상의 부작용 중 하나는 갑상선암의 위험 증가이다. 체르노빌에서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발생한 갑상선암의 염기 서열을 연구한 결과, 방사선으로 인해 DNA의 이중 가닥이 부러졌다가 잘못된 조각이 다시 결합하며 생긴 유전적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방사능 오염수가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염수 방출량과 농도, 오염수 내 핵종 등의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정보들을 정확하게 제공하고 있지 않다. 후쿠시마에서 바다로 방류될 오염수에는 삼중수소(트리튬)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은 다핵종 제거 설비(ALPS)를 통해 오염수를 정화하고 물로 희석하겠다고 밝혔지만 삼중수소는 정화로 제거할 수 없다. 삼중수소는 양자 1개, 전자 1개, 중성자 2개로 이뤄진 방사성 핵종 물질이다. 삼중수소는 중성자수에 차이가 있어 불안정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한다. 이는 산소와 결합한 물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바닷물에 섞여 있으면 분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삼중수소가 인체에 들어오게 되면 배출되는 생물학적 반감기는 10일 정도이지만, 일부가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삼중수소는 우리의 몸속 유기화합물들과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 유전자 변형, 세포 사멸, 생식기능 저하 등의 손상을 입힐 수 있다. UN은 일본 정부의 이러한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매우 우려되며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대한 대안적 해결책이 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특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우려에 대해 일본 정부는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는 정화되었다고 밝혔지만 ALPS 기술이 대부분의 오염수에서 방사능 농도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삼중수소의 방사능 위험이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100년 이상 인간과 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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