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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리대, 바디 버든의 원흉?
생리대는 거의 모든 여성의 생활필수품이다. 하지만 이번 생리대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에 관한 품질관리기준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시행한 이번 성분 조사에서 국내 생리대 판매량 상위 10개 제품 모두에서 발암 물질과 피부 자극 성분이 검출되었을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다. 게다가 인체에 해로운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무려 200여 종이나 검출되었지만 이들이 검사나 규제의 대상조차 아니라는 더 놀라운 사실이 알려졌다.

가습기의 CMIT/MIT 성분이 많은 이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게 한 원인이었다는 것을 초기에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었다. 이번 사태 역시 생리대의 낯선 화학 성분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어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복부를 만지는 여성

현재 여성환경연대 게시판과 집단 손해배상청구를 준비하는 포털 사이트 카페에는 수천 건 이상의 피해 사례가 올라왔고 7000여 명 이상이 함께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해당 생리대를 사용 후 나타난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전에 없던 생리통이 심해져 응급실에 갔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졌다", "생리 양이 줄면서 기간이 짧아졌다"라는 증상부터 "장기간 사용 후 난소에 종양이 생겨 난소를 제거했다" "복통이 심해져 병원에 갔더니 갑자기 자궁에 없던 혹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라며 중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자궁내막증을 앓는 여성이 급증한다는 뉴스 또한 생리대의 과도한 화학 성분으로 인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 충분하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구성하는 자궁 내막 조직이 난소, 나팔관, 골반 내 복막 등 다른 부위 조직에 붙어 증식하는 병으로 만성 골반동통, 생리통, 성교통, 불임 등의 원인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약 8만 명이던 자궁내막증 환자가 2016년 1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궁내막증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지적해왔다.

하이닥 상담의 고지은 한의사는 "여성의 생식 기능을 담당하는 자궁과 난소는 체내에서 여성호르몬과 유사 작용을 하면서 각종 내분비계 교란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에 더욱 취약하다"고 설명한다.

얼굴 가린 여성

바디 버든, 정말 여성에게 치명적일까

올해 초 한 방송 프로그램은 환경호르몬 축적으로 인한 '바디 버든(Body burden)'이 커져서 생리통을 비롯한 각종 여성 질환이 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바디 버든은 '환경과 일상생활을 통해 인체 내 축적된 화학 물질과 특정 유해 성분의 총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축적된 바디 버든의 양이 많아질수록 생체 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각종 질병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즉 우리가 환경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외인성 내분비 교란 화학 물질'이 몸에 축적될수록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바디 버든 지수가 높아지는 것이다. 극히 미량으로도 신체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 호르몬이 체내에서 여성 호르몬과 유사 작용을 해 여성에게 더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례로 자궁내막증 발병률이 높아진 것은 물론 유방암이 여성에게 생기는 암 중 1위가 되었고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환경 호르몬 외에도 다양한 영향 탓이겠지만 초경 시작 나이가 과도하게 어려지고 난임 부부도 늘고 있다.

생리대의 화학 성분, 왜 더욱 유해한가

체내 환경호르몬 축적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농약과 첨가물 등에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한 유해 화학 물질 섭취, 집 외부와 내부에서 쉴 새 없이 폐로 유입되는 오염된 공기, 그리고 이번 생리대 사태와 더 긴밀히 연관 지을 수 있는 피부를 통한 화학 물질 흡수 등을 들 수 있다.

피부에 붙여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 있을 정도로 피부는 일정 성분을 체내로 빨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이를 경피 흡수라고 하며 일본 의학계에서는 피부를 통해 몸으로 들어온 유해 성분을 '경피 독'이라고 표현한다.

피부를 통해 유해 화학 물질이 흡수된다는 개념은 화장품과 세정제 속 파라벤류와 설페이트 등 특정 성분의 위해성을 경고하며 이미 널리 알려졌다. 플라스틱 장난감과 식기 등 합성 물질 속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도 만지거나 닿을 때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

이번 생리대 조사에서 검출된 각종 유해 화학 물질 역시 피부 흡수를 통해 체내 바디 버든을 가중하며 충분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생리대 제조 시 사용하는 염소계 표백제가 해로운 것은 이미 알려져 있고 생리혈 흡수를 위해 사용하는 고분자 폴리머 역시 피부를 비롯한 각종 신체장애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해 성분 중 하나다.

고지은 원장은 "여러 유해 물질은 피부 모공과 점막을 통해 인체 내로 흡수될 수 있으며, 신체 부위마다 경피로 흡수되는 비율이 다르지만 팔 안쪽 피부를 1로 볼 때 생식기는 42배나 더 강하게 화학성분을 흡수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생식기 중에서도 질의 점막은 특정 성분에 대한 흡수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생리대의 유해 성분이 더욱 치명적이다. 먹고 마시며 숨 쉬는 일상을 통해 축적되는 환경호르몬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인데 40여년 동안 매달 일정 기간 생식기에 밀착해 사용하는 생리대에 신경계 장애와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가득하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침대에 누워 있는 여성

생리대, 대안은 있을까

아무리 안전하다고 광고하는 제품이라도 어떠한 식으로든 화학 처리 과정을 거쳐야 생리대가 될 수 있다. 특히 생리대 내부 흡수체가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순면 감촉', '순면 커버'라는 그럴듯한 광고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제품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향이나 색소를 함유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제품에 향을 첨가하는 것은 톨루엔 등 독성 물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공향료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특정 색을 더하는 인공색소 역시 미국 FDA에서 항상 유해성을 경고하는 성분 중 하나다.

탐폰 역시 화학 처리 과정을 거치고 면 소재 생리대는 면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농약 사용을 간과할 수 없으며 최근 주목받는 생리컵은 그 안전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고지은 원장은 "질 점막에 직접 닿는 탐폰과 생리컵 등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나마 최상의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천연 면 생리대를 사용할 경우에는 유기농 면 소재를 사용했는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제조했는지 잘 확인하자. 천연 면 생리대를 사용해도 배출된 생리혈이 천과 닿으면서 화학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2~3시간마다 교체는 필수다.

어머니와 자녀

여성의 바디 버든을 줄이는 건강법

우선 가장 문제가 된 해당 생리대를 비롯해 유해 성분이 검출된 모든 생리대는 즉시 반품하거나 폐기해 사용을 멈추어야 한다. 외음부나 질을 세척하기 위한 여성 세정제 역시 화학 성분을 함유하므로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특히 생리 시에는 물로만 씻는 것이 안전하다.

질과 자궁의 건강 상태가 염려된다면 "질에 존재하는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퍼멘텀 균'을 보충하는 여성용 유산균을 섭취해 생식기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고지은 원장의 조언을 참고하자. 녹황색 채소와 식물성 기름을 함께 섭취하면 담에 머무는 환경호르몬이 담즙과 함께 분비되고 식이섬유와 결합해 장을 통한 배출을 돕는다고 알려진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 고지은 원장 (한의사)>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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