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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응급피임약이 의사 처방이 필요한 이유
일반의약품(OTC)의 약국외 판매를 놓고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15일 열릴 의약품 분류체계 개편과 재분류를 논의할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은 지난 1999년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 12년 만에 처음 열리는 것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 간의 재분류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심의내용 중 전문의약품인 응급피임약을 일반피임약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대해, 한국여성들의 건강에 끼칠 부작용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응급피임약이 반드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응급피임약은 일반 경구 피임약에 포함된 호르몬의 약 1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 요법이다. 따라서, 복용 후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하복부 통증, 유방통증, 피로 및 불규칙한 질출혈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며, 자궁 외 임신 위험도 높아진다.

둘째, 응급피임약은 피임실패율이 일반 피임약에 비해 두 배 가량 높다. 응급피임약은 평균 피임 실패율이 20% 이상에 달해, 일반 피임약의 8% 보다 훨씬 높아, 응급 시에만 신중히 복용해야 하는 약이다. 응급피임약은 복용 시점에 따라 피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평균적으로 약 80%의 피임 성공률을 보여 그 자체로서도 신뢰할만한 피임법이라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월경주기 1회당 1회만 복용이 가능하며, 응급피임약을 여러 차례 반복하여 복용할 경우에는 호르몬에 내성이 생겨 피임효과가 더욱 감소될 수 있다. 따라서, 응급피임약을 오남용할 경우 원치 않는 임신 및 부작용 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셋째, 응급피임약은 응급 시에만 사용되어야 하는 약이지만,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경우 일상적인 피임방법으로 오남용될 우려가 크다.현재 응급피임약은 처방전을 통해서만 구입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급피임약의 복용률이 2010년 기준 이미 5.6%로서, 먹는 피임약 복용률인 2.8%의 두 배에 달하며, 젊은 여성일수록 계획적인 피임을 실천하기 보다는 응급피임약에 기대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순히 구매 편의를 위해 일반 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응급 피임약은 먹는 피임약의 10배에 달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복용시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피로 및 불규칙한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응급피임약은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 한해서만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하며, 이를 통해 여성은 정확한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실천 가능한 계획적인 피임법에 대한 상담까지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임약의 발명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안전하고 계획적인 피임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의 인공 임신중절률은 비정상적으로 높으며, 이는 끊임없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이렇듯 계획적인 피임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응급피임약이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는 약이 된다면, 대다수의 여성들이 비교적 이용이 '편한' 응급피임약을 일상적인 피임 수단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정호진 이사는 "우리 사회의 보다 많은 여성들이 계획적인 피임의 실천을 통해 자신의 몸을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힘을 보태야 하며, '응급한' 상황에서 산부인과 방문 자체가 큰 심리적 부담이 되어 방문을 포기하게 되는 여성들을 돕기 위하여 산부인과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의사회 차원의 노력들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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