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아이의 고열,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발진과 함께 결막충혈이 지속된다면 아이가 혹시 ‘가와사키병(Kawasaki disease)’이 아닐까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생소한 이름의 가와사키병은 어떤 질병일까
가와사키병은 주로 5세 이하의 영유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피부점막림프절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전신성 혈관염으로 신체 곳곳에 퍼져있는 혈관의 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1967년 일본의 ‘가와사키’라는 소아과 의사에 의해서 처음 알려진 이 질병은 5일 이상 지속되는 고열, 목 부위 림프절부종, 피부와 점막의 발진, 안구의 결막충혈, 딸기 모양의 혀 등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진단되며 6주에서 8주에 걸쳐 저절로 완화된다.
저절로 완화되는 질환이라고 하여 감기와 같은 질병과 똑같이 취급될 수 없는 이유는, 이 질환의 경우 발병 후 20%의 환자에게서 심장 및 관상동맥에 합병증을 가지고 와 평생 동안의 합병증을 남길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10만 명당 73.7명이던 환자 수가 2003년 95.5명에 이르러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처럼 아이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가와사키병이 예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 제네틱스’ 12월 17일 인터넷판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의 공동 연구팀의 연구결과, 가와사키병과 관련 있는 유전자는 ‘ITPKC’로 ‘ITPKC’ 유전자 염기서열 가운데 1곳이 다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가와사키병에 걸릴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심장 관상동맥 합병증의 가능성 또한 높다고 하며 이는 합병증 치료와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가와사키병의 원인규명과 치료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며, 질병이 보고 된지 40년 동안 정복하지 못했던 이 질병을 극복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