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나이 성관계, 자궁경부암 발병 확률 높여
이전에는 결혼식
이후에 개시되던 성생활이 가치관의 변화로 많이 앞당겨졌다. 특히 미성년인 10대부터 성에 익숙해지는 청소년들의 수가 상당하고,
청소년들의 성 경험 연령도 점점 내려오고 있다.
18일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2006년 9월 13∼18세 중-고등학생 7만1,404명(남-3만7,420명/여-3만4,2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행태 조사’결과, 성관계를 경험한 학생은 평균 5.1%(남-6.7%/여-3.4%)였다. 성관계 시작
연령은 중학교 2학년인 14.2세(남 14.0세, 여 14.5세)였다.
그러나 청소년 성경험자의 피임률은 38%에 불과했다. 또한 성관계 경험 여학생의 14%가 임신을 경험했으며, 임신 경험 학생의 85%가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꿈을 갖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10대 때 경험한 임신과 임신 중절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치유하기 힘든 상처다.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성
경험의 부작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바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인 20~30대에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이른 성관계가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을 2배나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성관계를 통해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될 경우, 여성이 어린 나이면 암으로 발전할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져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2배 높다는 것이다.
이는 실비아 프란체스키 박사 연구팀이 2만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의 위험 요소를 분석한 연구에서 확인됐다. 성관계 시작 시기 외에
첫 아기를 출산한 연령도 자궁경부암의 중요한 유발 요인으로 확인됐다.
프란체스키 박사는 "25세 보다 20세 때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이 자궁경부암 위험이 높다"면서 "단지 청소년에서 이른 성관계를 갖는 것에
한정된 연구결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암 권위자인 레슬리 워커 박사도 "모든 연령대의 여성이 HPV에 감염될 수 있지만 어린 나이에 HPV에 감염되면 암으로 발전될 수
있는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특히 위험할 수 있다"면서 "여성들이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에 학교에서 HPV 예방백신을 접종받을 필요가 있고 특히
가난한 지역에 거주하는 소녀들에게 더 신경써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국립암센터 역시 '자궁경부암 100문 100답’ 책자에서 이른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한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대 여성의 몸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이므로 자궁경부 상피세포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기 쉽다는 것이다. 물론 10대 때
감염된다고 해서 모두 자궁경부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암으로 발전한다 해도 상피이형증으로 수 년간을 거치지만, 어릴 때 감염되면 자궁경부암의
발병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성홍락 위원은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아 성장 중인 자궁경부가 발암물질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에 의해 노출되면
더 쉽게 감염되고 이상세포로 자랄 수 있어 성관계 연령이 낮을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대 때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 수 년간 검진 없이 상피이세포형성증과 상피내암 단계를 거쳐 가임기인 20~30대에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해진다"면서 "10대들의 이른 성 경험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대화를 통해 올바른 성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학교에서도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성교육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10대 여학생을 둔 부모라면 딸에게 예방 차원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시켜 주는 것도 딸의 평생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했다 하더라도 성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여성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년 1회 자궁
정기검진을 받도록 스스로 노력한다면 자궁경부암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