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탕 섭취량이 함께 줄어들고 있다. 설탕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설탕을 빼고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일명 비영양 감미료(Non-Nutritive Sweeteners, NNSs)를 대신 첨가한 저칼로리, 제로칼로리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인공감미료, 오히려 살찌게 만들어
인공적으로 만든 비영양 감미료는 칼로리가 전혀 없고, 설탕과 비교해서 수백 배의 강한 단맛을 낸다. 대표적인 NNS인 아스파탐의 경우 설탕과 비교해 약 200배 정도 높은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1g당 4kcal에 불과하다. 하지만 설탕과 비교해서 건강과 체중에 큰 영향이 없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최근에는 비영양 감미료가 설탕보다 살을 더 찌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히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개최되었던 2018 실험생물학모임에서 아스파탐이 설탕보다 비만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를 살펴보면 쥐에게 각각 설탕과 아스파탐을 먹였을 때, 아스파탐을 먹은 쥐의 혈액 내 지방 및 아미노산 농도가 크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비영양 감미료 가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추가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케크 의과대학(Keck School of Medicine at the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대표적인 비영양 감미료 중 하나인 수크랄로스가 식욕 관련한 뇌 부위를 활성화시키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렙틴 호르몬 수치를 낮춰 오히려 식욕을 증가시켜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된다고 발표했다. 수크랄로스는 당도가 설탕과 비교해 600배 이상 높다. 현재 대한민국에 유통되는 제로콜라에는 수크랄로스가 첨가된다.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교(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연구진이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비영양 감미료 와 비만 사이에 존재하는 연관성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연구진은 평소 설탕보다 수크랄로스 등 비영양 감미료를 섭취한다고 답한 사람 18명에게서 줄기세포와 지방세포를 채취해 12일 동안 실험실에서 배양하며 다이어트 음료 한 캔에 해당하는 용량인 0.2밀리몰 농도의 수크랄로스를 넣었다. 그 결과, 세포 내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유전자인 글루코오스 트랜스포터(Glucose Transporters) 발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코오스 트랜스포터는 정상 체중인 사람에게서 발현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과체중이나 비만한 사람에게서는 발현 현상이 두드러지는 유전자다.
장내 미생물 환경과 혈당지수에 영향을 미치기도
이외에도 2014년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 연구소(The Weizmann Institute of Science) 에란 엘리나브(Eran Elinav)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일부 비영양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환경 변형과 대사장애를 유발한다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엄격한 선별 검사를 통과한 120명의 실험 참가자를 6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여섯 개의 그룹 중 다섯 개 그룹의 식단에 수크랄로스, 사카린, 아스파탐, 스테비아, 일반적인 포도당을 첨가했으며 마지막 그룹의 식단에는 어떠한 첨가물도 추가하지 않고 참가자들의 몸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수크랄로스랑 사카린이 첨가된 식단을 꾸준하게 섭취한 참가자들의 혈당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나머지 4개의 그룹 참가자들에게서는 별다른 변화도 발견할 수 없었다.추가로 미영양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환경 변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연구 시작 시점과 종료 시점에 참가자들의 대변 샘플을 수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크랄로스, 사카린, 아스파탐, 스테비아 4종류의 비영양 감미료 모두 장내 미생물 환경과 미생물이 생성하는 분자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서 관찰된 혈당 수치 변화의 원인이 장내 미생물 환경에 의해 비롯된 것인지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장내 미생물을 실험실 쥐에 이식하는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참가들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 받았던 실험실 쥐들에게서 참가자들과 비슷한 양상의 혈당 수치 상승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일부 장내 일부미생물이 인공감미료를 양분으로 과다 증식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비영양 감미료 가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은 다시 재고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비영양 감미료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콘시럽 소비량과 당뇨병 유병률의 상관관계를 발견했던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마이클 고란(Michael Goran) 박사 역시 "그 어떤 비영양 감미료 도 설탕을 대체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비영양 감미료 섭취 습관이 오히려 하루 칼로리 섭취량과 설탕 섭취율을 높인다"라고 전했다. 여전히 비영양 감미료가 인체에 미치는 효과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으며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을 살펴보면 적어도 비영양 감미료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금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제로칼로리라는 유혹에 넘어가기보다는 칼로리는 조금 있어도 건강에 좋은 꿀 등 천연감미료로 대체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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