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건강 상태는 산모 영양 상태에 큰 영향을 받는다. 임산부가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태아는 뇌와 심장 등 발달이 급하게 필요한 곳에 우선적으로 영양분을 공급하기 시작한다. 반면, 췌장 등 상대적으로 당장 영양 공급이 필요하지 않은 곳에는 영양분을 적게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태아가 자라서 성인이 되었을 때, 췌장이 약해져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생기기 쉬워진다.
산모의 비타민 D 수치가 태아 건강에 영향 미쳐
태아의 성인기 건강을 위해서도 임산부는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오정석 약사는 임산부가 태아를 위해 꼭 챙겨야 할 영양제로 비타민 D를 꼽았다. 비타민 D는 미국 식품의약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았으며, 영국의학저널(The BMJ, The british medical journal)은 비타민 D를 임산부가 꼭 복용해야 할 비타민이라고 설명한다. 국내에서는 2019년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신생아의 아토피 피부염 예방을 위해 임신 기간에 체내 비타민 D 수치를 유지하는 것을 권고했다. 산모가 임신 중 비타민 D 결핍을 겪은 경우, 태아가 성인이 되면 폐 기능과 뇌 기능이 타인과 비교했을 때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산모의 비타민 D 결핍은 태아의 자폐경향으로 이어지거나 비만 및 골격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임신 시간 중 비타민 D 수치를 정상으로 관리하면 신생아가 감기에 걸릴 확률이 70%, 중이염 위험은 60% 감소했다. 이뿐만 아니라 체내 적정 비타민 D 수치는 저체중아 출산율 감소, 아이의 성장 후 1형 당뇨병 발병 감소 등으로 이어졌으며, 언어 발달 능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산모의 건강을 위한 비타민 D
비타민 D는 태아뿐만 아니라 산모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한 필수 비타민이라 할 수 있다.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Cedars Sinai Medical Center) 연구진은 산모의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낮을수록 출산 시 통증이 심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반대로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충분히 높은 산모의 경우 출산 시의 통증을 현저히 줄어들고, 미숙아 출산율은 감소되었다”라고 전했다.월경장애로 임신이 어려운 여성에게도 비타민 D 섭취는 필수다. 2015년 미국 노스캐롤라니아 의학대학교(The UNC,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School of Medicine)의 연구에 따르면 월경 장애로 임신이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75%가 비타민 D 결핍을 겪고 있었다. 또한, 비타민 D는 체외수정의 임신 성공률을 높여주기도 한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The university of Toronto)의학대학교 연구진이 2013년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혈중 비타민 D 결핍 여성의 체외수정 성공률은 20%인 반면,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정상인 여성의 성공률은 무려 55%나 되었다. 연구진은 “비타민 D가 성호르몬, 배아형성, 자궁 내막을 잘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줘 체외수정 성공률이 높아진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비타민 D는 산모 임신성 당뇨, 세균성 질증, 산후 우울증 위험을 감소시킨다. 2015년 터키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 D 혈중 농도가 낮으면 임신 중 걸리기 쉬운 요로 감염증에 걸릴 위험이 3.5배 높았다. 연구진은 “비타민 D 농도가 낮을수록 심한 요로 감염증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도 비슷한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세대, 이화여대, 원광대 의대 연구진은 비타민D가 부족한 산모가 요로 감염증에 훨씬 취약하다고 말했다. 비타민 D는 산모의 건강뿐만 아니라, 태아의 건강, 그리고 태아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비타민 D는 임신기간 동안 꾸준하게 먹는 것이 좋다.
도움말 = 오정석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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