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친근하고도 멀다. 책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읽을 시간이 부족해 멀리하거나 막상 시간을 내어 읽으려 하면 더 재미있는 일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보급된 후 종이책을 읽는 사람들이 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 지난 1년간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였으며, 특히 종이책 독서율은 성인 기준 40.7%로 나타났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11.4%가 감소했다.
책장에 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책을 읽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까. 사회학자들은 독서량이 줄어드는 이유로 “경제가 어려워져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줄어들고,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 책을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과도한 경쟁과 각박해진 사회로 인해 사람들이 독서를 할 여유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시간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은 쉽지 않지만, 곧 다가오는 긴 연휴를 기회 삼아 독서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서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소개한다.
스트레스 완화
독서는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영국 서섹스대학교(University of Sussex) 인지심경심리학과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 교수와 연구팀은 독서와 산책, 그리고 음악 감상 등의 취미 활동이 스트레스를 얼마나 완화시켜주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독서가 가장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 6분간의 짧은 독서 시간에도 스트레스가 68%가량 감소하고 심박수가 낮아졌으며, 근육의 긴장이 풀어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는 음악 감상(61%), 커피 마시기(54%), 산책(42%)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치다. 루이스 교수는 “사람들은 불안정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크다”라고 말하며, “책의 장르와 상관없이 독서를 하면 현실을 잠시 잊고 작가가 만든 상상의 공간에서 일상의 걱정과 근심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뇌 기능 개선
독서는 뇌를 자극해 뇌 기능 유지와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운동으로 근력을 키우듯이, 꾸준한 독서를 통해서 뇌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것. 독서가 뇌에 적절한 자극을 주면서 정보 처리와 분석, 이해력, 기억력, 상상력 등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단, 어떤 책을 읽는지에 따라 효과의 정도가 다르다. 영국 리버풀 대학교(University of Liverpool) 문학사회학 교수 필립 데이비드(Philip Davis)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문장구조가 복잡한 책을 읽는 것이 뇌 기능 개선 효과가 더 높았다. 연구진은 어려운 책을 읽을 때 뇌의 전기신호가 급증해 뇌가 더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책에는 다양한 정보와 경험이 포함되어 있어 소통 능력을 향상시켜주며, 타인에 대한 이해력과 공감 능력을 높여줄 수 있다.
우울증 완화
타인과 항상 비교당하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는다. 독서하는 습관을 가지면 우울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University of Glasgow) 뇌과학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가벼운 우울증을 겪는 환자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독서요법 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우울증을 진단받은 환자 200여 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도록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특별히 만든 우울증 치료용 책을 읽도록 했다. 그 결과, 치료용 책을 읽는 환자들의 우울증 증세가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호전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독서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울증 치료 효과가 더 뛰어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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