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80% 이상이 생리통을 경험한다. 그 중 약 20%의 여성은 생리통이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하다. 생리통 완화를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지만, 이러한 치료는 효과적일 수는 있어도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그렇다면 식단에 변화를 주는 방법은 어떨까?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는 글루텐 프리 식단을 먹으면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글루텐은 보리나 밀 등 곡류에 들어있는 불용성 단백질로, 몸 안에 염증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은 글루텐을 소화하는 흡수력이 떨어져 소화기 질환, 자가 면역 질환 등의 각종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영국 건강 정보 사이트 Medical News Today는 실제로 글루텐 프리 식단을 섭취해 생리통이 완화되었다는 2명의 여성과 인터뷰를 나누었고, 이에 대한 전문의의 의견을 받았다.
◇ 생리통의 원인은 무엇인가요?인간을 포함한 일부 원숭이와 박쥐 등 월경전증후군을 경험하는 포유류는 2%도 되지 않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기 하나만 낳는데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배아가 발육할 때 태반을 통해 모든 영양분을 공급받는데, 이때 태반은 산모의 자궁벽에 부착된다. 월경 주기 동안 쌓이는 두꺼운 안감은 태반을 멈추게 해 자궁벽에 지속적인 손상을 입힌다. 난자가 수정되지 않으면 그 안감은 분해되어 벗겨지고, 다음 임신을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안감이 자란다. 이러한 사용하지 않은 자궁내막 조직이 몸에서 벗겨지는 과정으로 인해 일부 포유류가 월경을 경험하는 것이다.비영리 온라인 정보 허브 Menstrual Matters의 샐리 킹은 “자궁벽이 벗겨질 때 염증 반응이 나타나면서 통증이 생긴다”라며 “내벽 세포가 없어지면 자궁 내 혈관이 파열돼 세포와 함께 혈액이 손실된다”라고 설명했다.◇ 생리통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여성 건강 전문의 폴리 코헨 박사는 생리통 완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임상적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일차적 통증인지, 자궁내막증이나 섬유질 등 근본적인 질환이 있는 이차적 통증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일차적 통증은 파라세타몰(아세타미노펜) 복용을 통해 치료하는데, 효과가 없으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인 이부프로펜과 메페남산을 사용한다. 다만, 이는 일부 사람에게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코헨 박사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위궤양과 같은 위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여성에게 효과가 좋은 호르몬 조절제인 피임약을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임약도 효과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글루텐 프리 식단’이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되나요?Medical News Today는 글루텐 프리 식단을 섭취해 생리통 완화 효과를 본 이브와 페이지라는 여성을 인터뷰했다.“글루텐 프리 식단 섭취 여부의 차이가 뚜렷했어요”이브는 독일에서 두 명의 어린아이를 돌보는 일을 했다. 그들 중 한 명은 셀리악병을 가지고 있어 글루텐 섭취를 피해야 했다. 셀리악병은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 심각한 장내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집안에는 글루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브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 그 몇 달의 시간 동안 생리통도 없고 짧고 가벼운 월경 기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아이들의 어머니는 이전에 자신의 아이들을 돌봤던 여성도 이러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이브는 “밀을 완전히 피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평소보다 훨씬 적게 먹었다”라며 “그 6개월 동안 생리통은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일을 그만둔 후 이브는 파스타와 빵을 적당량 곁들여 먹었는데, 당시 생리통이 4일이나 지속됐다고 밝혔다. 다시 글루텐 섭취를 줄인 식단으로 전환하니 생리통이 거의 없어졌다고 설명했다.“글루텐 프리 식단으로 바꿨더니 생리통 완화는 물론, 피임약 부작용도 없었어요”페이지라는 여성은 평소 생리통이 심해 글루텐 섭취를 줄이려 노력했다. 파스타와 빵 대신 쌀, 퀴노아, 호밀빵 등의 음식으로 대체했다. 페이지는 글루텐 프리 식단으로 바꾼 후 “월경 기간을 편하게 보냈고 피임약을 먹었을 때 생겼던 반점, 출혈, 체중 증가와 같은 부작용도 없었다”라고 말했다.샐리 킹은 “생리통이 글루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과학적 증거는 거의 없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항염증 식단이 생리통과 출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막연하게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많은 가공식품, 카페인, 알코올, 육류를 포함한 고염증 식단은 분명히 생리통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그렇다면 ‘글루텐 프리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을까?일부 연구자들은 밀과 글루텐이 염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이미 관찰한 바 있다. 코헨 박사는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식단 변화가 효과 있는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루텐 프리 식단이 모두에게 효과가 있지는 않을 수 있다. 코헨 박사는 “과학적 증거가 없는 데다가 식단을 제한하면 다른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글루텐을 무작정 제한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식이요법을 바꾸기 전에 생리통의 근본적인 원인을 배제해야 하며, 의사와 상의한 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코헨 박사는 밀이나 글루텐을 줄이는 것은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코헨 박사는 “통증은 염증 때문에 발생하는데, 밀 제품이 일부 사람들에게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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