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물혹 또는 심각한 종양

아랫배 통증, 혹시 난소낭종?

자궁에 생긴 혹을 자궁근종이라 한다. 그렇다면 난소에 생긴 혹은? 난소낭종이다.

배란 과정에서 가끔 생길 수 있는 것으로대부분 한두 달이면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낭종도 꼬이거나 터지면 위험하며 크기가 계속 커진다면 단순한 물혹이 아닐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생길 수도 있다는 난소낭종이 궁금하다.

산부인과 질환에 무심한 엄마들

지난 3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혼 여성의 절반 이상은 부인과 질환을 느껴도 산부인과를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속옷을 벗고 다리를 벌린 채로불편하게 진행되는 진료는 미혼이든 기혼이든 산부인과를 방문하기 꺼리게 만든다. 특히 아이를낳고 나면 열 달 동안의 진료와 분만 후 관리로 ‘나의 몸은 아이를 낳을 만큼 이상 없음’이라고 자기암시를 걸며 사소한 아랫배 통증 따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통증이 난소낭종을 알리는 경종일 수 있다. 자연스레 사라질 물혹일 수 있으나 생명을 위협하는 종양일 수도 있다. 난소낭종, 제대로 알아보자.

배란이 남기는 흔적, 난소낭종

우리가 잘 알다시피 난소는 자궁 옆에 붙은 엄지손가락 정도 되는 아주 작은 기관이다.

여성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여러 가지호르몬을 분비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난소에서 만들어진 난자는 나팔관을 거쳐 자궁에 도착, 정자를 만나 임신이 되지 않으면생리가 시작된다.난소는 매우 역동적인 기관이다. 배란이 일어날 때는 마치 활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난포에 갇혀 있던 난자가 터지며 분화구 같은 상처가 생기고 피와 같은 액체가 그곳에 고인다. 이렇게 고인액체가 물혹을 만들 수 있는데 이것을 난소낭종이라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배란이 되려고 준비하던 난자가 배란되지 않고 그대로 낭종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난소낭종은 매달 배란이 잘되는 젊은여성에게 흔히 생기며 이런 기능성 낭종은 90% 이상 소실되는경우가 많다. 자신에게 난소낭종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지는경우도 많은 것이다. 우연찮게 진료를 통해 난소낭종을 발견하고몇 달 후 없어진 것을 확인했지만 또다시 생길 수도 있다. 반복해서 생긴다 해도 다시 사라진다면 큰 이상은 아니다.

난소낭종의 증상별 사례

난소낭종의 크기는 아주 다양하다.

작은 것은 달걀노른자 크기이지만 사과만큼 큰 것도 있다. 크기가 작을 땐 별 증상이 없다. 가끔 아랫배나 골반 쪽에 통증이 있고 특히 성관계할 때 나타날 수있다. 아랫배가 불러오기도 하는데 간혹 뱃살로 오해해 병원을 아주 늦게 찾는 경우가 있다. 그 외에 체중이 늘어나거나 두통, 피로감 등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잘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정기검진 중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위의 증상들이 점차 심해지며 복부팽만, 소화불량,복부 압박, 대소변 불편, 복통 등을 유발한다.

case 1 20대의 젊은 여성이 아랫배가 불러와서 병원을 방문했다.

초음파를 살펴보니 아주 큰 난소의 혹이 발견되었다. 단순히 변비라서 배가 불러오는 줄 알고 혹을 키운 것이다. 직경이10cm 정도 되는 낭종이라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case 2 신혼인 여성이 부부관계 후 아랫배가 아주 심하게 아파 다음 날 아침에 병원을 방문했다.

초음파검사를 하니 배 안에피가 많이 고여 있어서 응급으로 수술을 받았다. 난소에 낭종이있었는데 성관계를 하며 배 안에서 터져 많은 피가 고인 것이다.

case 3 난소낭종으로 진단받은 임신 3개월 된 임신부가 극심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응급 수술을 진행하니 낭종이 꼬여있었다. 간혹 낭종이 배 속에서 꽈배기처럼 꼬여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떼굴떼굴 구를 정도의 심한 통증이 생긴다.

case 4 30대 여성으로 초음파검사 상 난소에 낭종이 발견되었다.

크기는 4cm 정도로 단순한 물혹 같아서 아무런 치료 없이3개월 후에 다시 보기로 했다. 3개월 뒤 초음파검사 상 낭종이 사라졌다.

난소낭종,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사실 낭종은 몇 달 기다리면 몸에 해를 끼치지 않고 저절로 흡수되어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위험한경우는 난소가 꼬여 혈액순환이 되지 않고 괴사가 일어나거나 낭종이 터져 배 안에 피가 고이면서 극심한 통증이 올 때다. 또한 낭종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5cm 이상) 모양이 단순한 물혹이 아니라종양이 의심되는 경우다. 보통 수술하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낭종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지속적인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아기를 낳고 나면 산부인과와 멀어지기 쉽다. 하지만 1, 2년에 한 번 정도는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통해 자궁경부암 검사, 초음파를 통한 자궁근종, 난소 물혹, 질염 등을 검사받는 것이 좋다. 또한 난소를 건강하게 하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난소로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하루에 적어도 물을 2ℓ 이상 마시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산소와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아랫배를 마사지하면 자궁과 난소의 혈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또한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담배, 술, 카페인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종합비타민제를 꾸준히 복용하며 무엇보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켜 배란을방해하니 독서, 음악 감상, 명상, 따뜻한 물에 몸 담그기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피하자.

Q&A 김건오 산부인과 전문의 해결! Yes or No

1. 난소낭종, 꼭 수술해야 한다?

No! 대부분의 난소낭종은 수술 없이 그냥 두고 보면 저절로 없어진다. 난소에 혹이 생겼다고 하면 신경 쓰이겠지만 보통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으니 한두 달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

2. 난소낭종,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No! 난소낭종을 치료하는 약은 아직 없다.

3. 난소낭종은 암이다?

No! 대부분의 난소낭종은 단순한 물혹 정도이고 극소수에서만난소암이다. 혹이 한두 달 안에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커진다면 종양을 의심할 수 있으며 조직검사나 복강경 수술 등을 할 수 있다.

4. 먹는 피임약은 난소낭종을 예방한다?

Yes! 난소낭종 자체가 배란이 일어날 때 생기는 것이므로 피임약을 먹으면 배란이 멈추며 난소낭종도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사라지는 난소낭종을 막기 위해 건강한 사람이 피임약을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5. 난소낭종 수술을 하면 불임이 된다?

No! 보통 난소낭종 수술은 난소의 낭종만 제거하기 때문에 난소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된다.

[출처 : 베이비잡지양쥬2015-05월호 / 에디터 박근희 / 글 이주희 / 포토그래퍼 양태훈 / 취재에 도움 주신 분 김건오(산부인과 전문의)]